예루살렘에서 체포된 바울이 황제에게 상소하여 죄수 신분으로 로마로 호송되는 대서사시. 지중해에서 14일간의 폭풍과 난파, 멜리데에서의 기적을 거쳐 마침내 제국의 심장에 복음이 들어간다.
여정 이야기
예루살렘 성전에서 체포된 바울은 약 2년간 가이사랴에서 구금 상태로 재판을 기다렸다. 벨릭스, 베스도 총독 앞에서 변론했으나 석방되지 않았고, 바울은 로마 시민권자의 권리를 행사하여 황제에게 상소했다. '가이사에게 상소하였느니라'(행 25:11)—이 한마디가 바울을 로마로 이끈 법적 근거가 되었다.
백부장 율리오의 호위 아래 가이사랴에서 출항한 바울은 시돈을 거쳐 구브로 북쪽을 돌아 미라에서 알렉산드리아행 곡물 운반선으로 갈아탔다. 항해에 불리한 계절이었고, 바울은 위험을 경고했지만 백부장은 선장의 말을 따랐다. 크레타 남쪽을 지날 때 유라굴로라는 맹렬한 북동풍이 불어 14일간 태양도 별도 보이지 않는 폭풍이 계속되었다.
276명의 생존이 위태로운 가운데 바울은 밤중에 천사의 방문을 받아 '바울아 두려워하지 말라, 네가 반드시 가이사 앞에 서야 하리니 하나님이 너와 함께 항해하는 모든 자를 네게 주셨다'는 약속을 받았다. 배가 몰타(멜리데) 섬 앞에서 좌초되었지만 모든 승객이 구조되었다. 몰타에서 바울이 독사에 물렸으나 해를 입지 않자 원주민들이 놀라 경의를 표했고, 섬 추장의 아버지를 고쳐주기도 했다.
3개월 후 알렉산드리아 배로 시칠리아를 거쳐 이탈리아 반도의 보디올리에 상륙했다. 아비아 대로를 따라 로마에 입성한 바울은 셋집에서 2년간 자유롭게 방문객을 맞으며 복음을 전했다. 사도행전은 '바울이 담대히 하나님 나라를 전파하며 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것을 가르치되 금하는 사람이 없었더라'(행 28:31)는 승리의 문장으로 끝난다.
이 여정이 중요한 이유
바울의 로마행은 폭풍과 난파라는 극한 시련 속에서도 하나님의 약속이 반드시 이루어짐을 보여주며, 복음이 제국의 심장 로마에까지 도달한 선교 역사의 대미를 장식한다.